웃기는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사실 나는 게임이 좋아서 프로그래밍을 시작했다.
게임을 만들고 싶은데, 그래픽(간단한 그림도 많이 못그리는 편이다)에는 너무 소질이 없었고, 기획이란 분야는 너무 막막한 상황이었기에, 선택한것이 프로그래밍이었다.
그러나 그 시작과는 달리, 갈수록 프로그래밍의 매력에 빠져들었고,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그 자체를 즐기게 되었다.
나에게 주어진 문제를 해결했을때 오는 짜릿함? 내가 만든것이 컴퓨터안의 가상 세계(이 표현은 틀렸을지도 모른다. 왜냐면 컴퓨터안의 세계는 저자의 말대로 bit로 이루어진 현실에 존재하는 세계이기도 하니까)에서 나의 발상을 코드화해서 그것을 구동하였을때의 즐거움? 이런건 무엇과도 바꿀수없는것이었다.
그러나 그 즐거움을 잊을때가 많았다.
어떠한 프로젝트를 위해선 선행작업들이 많고, 관련 분야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경우에는 그와 병행하느라 더 바빠지기 마련이다.
시간이 갈수록 코드를 읽거나 작성하는것은 심리적으로 쫓기는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고, 아무리 좋은 설계를 해도 좋은 코드가 나오는 경우는 적었다.
일을 즐기기는 커녕 일에 쫓기는…그런 상황들이 날 힘들게 하고 있었다.
누워서 읽는 알고리즘을 읽을때도 느낀것이지만, 자신에 일에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고, 진정 애정을 가진, 그리고 그 기분을 나에게도 가지게 해준 임백준씨에게 경의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