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의 어느 날, 개발자로서의 첫 면접은 너무나 긴장되었다.
2004년 모바일 게임 (당시는 피쳐폰 게임 개발 회사였다)에서 아르바이트 겸 툴 개발을 하긴 했지만, 당시 아르바이트로는 정식 면접을 보고 일했다기 보다는 테스터로 일하다가 툴 개발을 맡았던 상태라서, 1시간이라는 시간으로 보는 정식 면접은 처음이어서 너무 떨렸다.
나의 첫 지원 직군은 게임 클라이언트 개발자였고, 당시 지원한 회사는 CCR이었다. CCR은 포트리스2로 유명한 회사였지만, 첫 면접이다 보니 준비하는 방법을 잘 몰랐다고 보는 게 맞을 거 같다.
면접을 보러 가서 막상 질문은 아주 무난했다.
최근에 읽은 책, C++ 기초 질문 후에 30분도 안 되서 면접이 끝났다.
정확한 사유는 듣지 못했지만, 아주 떨려서 어버버 했고, 아마도 긴장해서 대화가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아서 1시간의 반도 못 채우고 마무리 되었던 게 아닐까 싶다.
그렇게 긴장 가득했던 첫 면접이 끝났다.
내가 무엇이 부족한지 명확히 인지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조금 더 후기도 찾아보고, 정보를 찾아가며 면접 대비를 하기 시작했다.
당시에 페이퍼 코딩 또는, 필기 시험을 보는 회사가 종종 있었고, Quick Sort와 Linked List를 준비해두면 도움이 될거라는 말을 듣고 열심히 준비했고, 첫 구직 때는 아니었지만 이후에 종종 써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Quick Sort를 짤 수 있게 되면, 자연스레 더 쉬운 정렬들은 자연스레 외워진다는 장점이 있지만, 핸드 코딩 과정이나 페이퍼 코딩 과정에서 실수 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었는데, 컴파일러를 쓸 수 없는 환경인 만큼 조금의 오타나 버그가 있어도, 메커니즘을 이해했다는 것이 느껴지면 합격 점수를 주셨던 거 같다.
여러 면접 후기 등으로 널리 퍼진 문제 등을 통한 면접 대비도 대비지만, 면접 횟수가 늘면서 면접이라는 시간을 덜 긴장하게 된 것도 영향이 있었을 테고, 한 달 정도의 구직 기간 끝에 당시 몇 년간 운영해오던 온라인 게임의 클라이언트 개발자로 업무를 시작하게 됐다.
그리고 한참이 지난 지금의 결론은, 결국 첫 면접은 잘 못볼 확률이 높기 때문에, 면접 복기와, 면접 횟수를 최대한 늘려서 면접 스킬과, 자신만의 면접 노하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첫 면접에 이어 구직 과정의 몇몇 회사의 질문 중 하나로 받게 되었던 20년 후의 내 미래인 나는 여전히 코딩을 하고 있다.
20년 전 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코딩이 재밌고, 성취감도 있고, 성장하고 배우는 것도 많게 느낀다.
언제까지 내가 일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아직은 행복한 마음으로 프로그래밍을 해오고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 해올 수 있었던 거 같고, 앞으로도 더 오래 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힘 인 것 같다. 아마도, 지금의 면접관 중 나와 비슷한 시대와 생각을 가진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다. 프로그래밍을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또 다른 면접 성공 전략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