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츠고와 함께 했던 인터넷

Posted by 엘키의 주절 주절 on April 24, 2024

개요

나는 PC통신 세대다

그리고 1998년 넷츠고를 통해서 또래에 비해 빠른 (그래봐야 2년 내외지만) 인터넷을 접하게 됐다.

하이텔과 나우누리, 키텔과는 달리 넷츠고는 인터넷이었기 때문에, 조금씩 사용자가 늘고 있던 인터넷 시대를 조금 일찍 맛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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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텔은 강원 정보 통신에서 운영했던 PC통신망이었다.
월회비가 없이 무료로 운영되어, 모뎀과 모뎀 이용로만로도 이용이 가능해서 매니아들을 위한 인기를 끌었다.

넷츠고는 당시 무료 홈페이지 공간을 제공해주었는데, 1998년 이 곳에서 처음으로 홈페이지를 만들었고, 나모 웹 에디터 2.0을 이용한 WYSIWIG 에디터를 통해서 쉽게 HTML 페이지를 구성할 수 있었다.

나의 지향점은 게임 개발자였음에도 시대의 흐름과 함께 홈페이지를 꽤 열심히 만들었다.

대부분의 사이트가 HTML 기반으로 구성되어 있었지만 게시판이나 방명록과 같은 DB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개인 개발자 분들이 만드신 게시판이 아주 많았고, CGI (Common Gateway Interface - 나무위키 (namu.wiki))로 만든 게시판이 많았고, 방명록도 많았다.

당시에 FTP로 파일을 업로드하고 권한에 따라 오류가 나기도 했는데, 당시엔 chmod로 권한 지정 하는 것이 왜 필요한지도 모르고 시키는 대로 했더니 동작하는 게시판을 보고 신기해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에도 당연히 데이터베이스는 존재했지만, 로컬 파일을 DB로 쓰는 게시판도 적지 않았다.

이는 장기적 운용에서는 불편하지만, 설치와 기동이 편해서 이렇게 구현된 게시판도 있었다.

한국에서도 PHP의 유행과 함께 zeroboard가 뜨면서 점차 CGI 게시판 들은 사라졌고 지금은 꽤 오래됐다고 알려진 커뮤니티나 웹 사이트에서도 찾아 보기 어렵다.

당시에 프로그래밍 학습을 하이텔과 넷츠고에서 많은 강좌를 찾아보고 배웠는데, 넷츠고 프로머가 아직도 기억 난다.

또한 여기서 보게 됐던 강의가 추윤식 선생님의 [캠퍼스 C/C++ 추윤식 - 교보문고 (kyobobook.co.kr)](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365688) 을 보게 됐는데, 메모리 개념과 포인터 개념을 아주 명확히 잡고 C언어와 C++을 나의 주력 개발 언어로 쓸 수 있는 허들을 넘게 해준 명 강의였다.

사실 책으로는 나중에 샀고, 정확한 출처는 알 수 없으나 txt로 변환되어 여러 경로로 배포되던 강의로 접한 것이 그 처음이었다.

지금이야 pdf가 훨씬 일반적이지만 당시만해도 저용량인 txt가 아주 큰 인기였다. 나중에 책으로 읽으면서 알게 된 거였지만, 캠퍼스 C/C++ 책의 다양한 이미지가 이해에 큰 도움을 줬는데 txt로는 그러한 이미지가 있는 줄도 몰랐지만 이미지가 없는 txt만으로도 큰 도움을 받았으니 얼마나 좋은 강의였는지 알 수 있었다.


넷츠고를 쓰면서 인터넷을 알게 되고, 당시엔 다양한 사이트가 범람했던 것 같다.

저작권 의식이 조금 부족해서 각종 상용 게임이나 가요를 그대로 틀어놓는 사이트도 곧잘 찾아볼 수 있었으며 (가요는 보통 미디로 변환된 경우가 많았고, 게임은 애초에 미디 파일이 돌아다녀서 이를 틀기도 했다) 다양한 형태의 커뮤니티들이 PC 통신을 넘어서 인터넷으로 넘어오기도 했고, 새로운 커뮤니티 들은 당연하게도 인터넷에서 시작됐다.

나 역시 개인 페이지나 개인 팬 페이지를 많이 만들던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의 경우 컴퓨터 보급률이 낮다는 일본에서 생각보다 많은 자료를 가진 팬 페이지들이 아주 많았다. 각종 이미지는 게임 데이터를 추출하거나 스캔 한 것 같은 자료가 많았다.

해외의 자료를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매력으로 한참을 내가 필요한 데이터를 찾아 헤멨던 것 같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심마니, 네띠앙, 야후, 라이코스, 알타비스타 등등 검색 엔진이 다양하게 쓰였고, 특정 마이너 검색 엔진에서만 검색 할 수 있는 경우도 종종 있고, 특히 해외 웹 페이지를 검색하는 일이 쉽지 않았지만 나름의 방법을 동원해 열심히 자료를 찾고 뿌듯해 하기도 했다.

특히 당시 나는 게임 개발자가 되고자 마음 먹었던 학생이었는데, PC통신과 함께 게제동과 같은 게임 개발 동호회도 서서히 정보 공유나 강좌가 거의 올라오지 않으면서 쇠퇴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