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객관화

Posted by 엘키의 주절 주절 on September 17, 2022

개요

2005년 처음 직업 개발자가 되었을 때, 작은 회사를 다녔다.

그리고 수 많은 회사를 다니게 됐는데, 그 과정에서 나는 항상 동료들에게 자극받고, 배울 포인트를 느끼고자 했다.

그런 점을 찾다보니 나도 모르게 평가를 하게 되곤 했다.

주니어가 좋은 프로그래머에 대한 기준을 얼마나 잘 잡았겠냐 싶지만, 당시에도 수많은 좋은 서적에서의 훌륭한 프로그래머들이 어떤 역량과 성향을 가져야 하는 가는 인지하고 있었기에 그에 대한 비교라고 보는게 좀 더 좋겠다.

그리고 프로그래머로써의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요소, 성향, 마인드를 많이 고치려고 노력해왔다.

아쉬움

사실 당연하게도, 내가 주니어일 때 시니어였거나, 같은 주니어였던 분들 중에서 나보다 훌륭한 분들이 아주 많았다.

나는 자기 의심이 많은 성향이다보니, 나보다 다른 사람에게 점수를 조금이라도 더 주려고 하긴 했으나, 그렇다고 부족함이 많은 프로그래머에게까지 좋은 점수를 줄만큼 후한 사람은 아니었기에, 분명 훌륭한 프로그래머들이었다.

이후 그 분들 모두가 훌륭하게 지속적 성향을 했다면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그렇진 않았다.

현재에 안주하고, 관성적으로 일하고, 자신의 단점을 수 없이 지적 당해도 변하지 않거나, 심지어는 더 나빠지는 (경력과 경험에 대한 자부심으로 인한 부작용) 경우도 여럿 있었다.

과연 그 것이 무엇 때문이었을까?

자기 객관화

약점에 대해 묻는 이유 (brunch.co.kr)

위 글이 자기 객관화에 대해 재밌는 글이었다. 전반적으로 동의하지만, 조금 다르게 표현해보고 싶다.

단점

자각을 못해서 자신의 약점을 모르는 경우도 있겠지만, 받아들이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위에 언급한 자부심으로 인한 경우도 있고, 심리적 저항감, 자신의 단점에 대해 생각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라고 하는 사람도 봤다.

단점을 인정해야 극복할 수 있는데, 인정 자체를 안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았다.

인식

자신을 주변의 인식보다 훨씬 더 많이 실력도 역량도 높게 평가하는 사람이 단점 자각보다 더 큰 문제였다.

그래서 자신의 단점을 인정하는 척 하지만, 자신은 수준 높은 사람이기에 극복하지 않아도 된다거나, 이 회사와 팀에선 이 정도만 해도 괜찮다는 경우도 의외로 꽤 있었다.

역량이 부족한 사람이 과다한 자부심을 갖는 경우가 더 많았지만, 만약 역량이 뛰어나다 하더라도, 이런 태도는 문제가 많다.

진심일까 의구심을 가졌지만, 진심이라서 더 충격이었다.

자신을 높게 판단하기 때문에 그 어떠한 피드백도 먹히지 않는다.

장점

슬프게도 훌륭한 실력을 가진 분들이 더 자기 객관화를 잘했다.

그렇다 보니 장점을 극대화하지 못하는 케이스가 꽤 많았고, 그렇다보니 제너럴리스트가 되는 분이 많았고, 탱커/서포터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많은 IT회사가 신규 프로젝트, 실적에 도움이 되는 프로젝트가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았고 이런 프로젝트 대신, 팀의 내실이 되는 업무, 레거시를 개선하는 업무 등을 팀에서 실력이 좋은 분들이 많이 해주시게 되는데, 이에 대한 평가가 합리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기에 아쉽지만, 그런 면마저도 그 분들의 장점이지 않나 싶다.

채용

그래서 채용할 때, 단점에 대해 물어보는 이유가 나 역시 자기 객관화가 얼마나 이뤄지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단점 없는 사람은 없다. 단점을 자각하고,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꽤 중요한 태도다.

또한 자신에 대한 과도한 자부심은, 자신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하게 되고, 협업과, 소통을 어렵게 한다.

그래서 면접에서 단점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언급하게 되는 이유는, 단점 그 자체를 인정하고 극복해온 경험이 있는 사람이야 말로 앞으로도 성장하고 개선 할 수 있으며, 동시에 성향과 태도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며

단점을 인정한다는 사실은 참 불편하다. 내가 못난 것 같고, 내가 문제가 많은 것 처럼 들릴 수도 있다.

물론 비난인 경우도 있었을 수 있다.

하지만, 비난이 아닌 피드백과 자기 객관화를 통한 반성은 유연한 태도, 성장 동력, 극복 시에는 성취감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아직 이런 부분에 고민이 없었다면, 자기 객관화를 시도해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