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래머 분들 중에 반MS적인 성향을 가지신 분들이 많은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나 개인적으로는 친MS에 가까울 정도로 윈도우의 개발 환경에 찬사를 보내곤 하지만, MS가 존경의 대상은 아니다. MS의 경쟁 업체를 견제하는 전략은 얄미울 정도로 탁월하고 효과적인 경우가 많지만, 정이 가지 않더라.
그렇다면… 윈도우즈의 모태라 할 수 있는 매킨토시는?
내가 어린시절 보아온 수 많은 잡지와, 만화에서는 매킨토시를 전문가용, 그리고 매니아용으로 간주했다.
아무래도 내가 자라온 시절 대중적인 PC는 IBM-PC였고, PC-DOS나, MS-DOS가 내가 주로 접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프로그래밍을 시작한 이후에도 리눅스에 대해 극찬하는 프로그래머는 많았어도, 매킨토시에 대해 극찬하는 프로그래머를 찾아 볼 수 없었다.
맥에 대한 호기심도, 맥을 사용해야만 하는 상황도 없었기에 맥은 언제나 내 관심 밖이었다.
사실 계기가 전혀 없었던건 아니긴하다.
2007년 연말 회사에서 아이팟 터치를 선물로 주셨었는데, 나는 자금 사정상 뜯지도 않고 팔아서(…), 맥을 접할 기회를 날려버렸었다.
맥을 한번도 사용해보지 않은 나로썬,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순전히 회사 동료분의 추천 때문이었다. 난 스티브 잡스가 애플 CEO라는건 알고 있었어도 그에 대해 자세히 알진 못했었다. 당연히 애플이 어떤식으로 구성되어있고, 인재관을 가지고 있는지도 몰랐다.
사실 기술에 집착해 제품을 개발할 때에는, 많은 기술, 최신 기술만이 전부인거 같다. 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 사용할 수 없을 만큼 어렵고, 복잡하다면 그 기능은 죽은 것이다.
“Simple is best.”, “완성이란 무언가를 더이상 더 할 수 없을 때가 아니라, 무언가를 더이상 뺄 수 없을 때를 말한다.”
이런 문구를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단순함만으로는 좋은 제품을 만들 수 없을 것이다. 애플의 제품은 사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더 뛰어난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는 큰 가치를 두고 움직였다. 그 핵심에 잡스가 있었고, 완벽 주의자 스러울 정도인 그의 세심함은 애플의 제품을 더욱 더 빛나게 했다.
작은 부분 하나까지 신경쓰는 잡스의 성향은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도 있었겠지만, 그 것을 견뎌낸 사람들은 모두 일류가 될 수 있었다.
잡스와 일한다는 것 자체가 자신이 일류라는 증명처럼 느껴지는 것…황홀하지 않은가?
그런 사람 옆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 그렇게 만든 것. 이런 면들이 결국 애플의 성공의 밑거름이 됐을 것이다.
잡스 혼자 맥, 아이팟을 만들 순 없다. 좋은 인재를 옆에 두기 위해선, 뛰어난 리더가 필요하다.
누구나 자기보다 뛰어난 사람과 같이 일하고 싶어한다. 뛰어난 사람일 수록 더욱 그렇다. 또한 자신을 알아봐주는 사람과 같이 일하고 싶어한다.
뛰어난 리더인 잡스. 그가 이끄는 애플의 성공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