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은 프로그래밍을 시작했을 때도, 지금도 프로그래머다. 그래서 프로그래밍을 잘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다양한 언어, 다양한 툴을 익히기 위해 노력했다.
내가 프로그래밍만 ‘잘’한다면 모든게 다 잘될거라고 생각했다.
실상은 그렇지가 않았다. ‘프로그래밍을 잘한다’는 것과 ‘일을 잘한다’는 것과는 꽤나 큰 차이가 있었다.
취미나, 해커 (크래커적인 의미가 아닌)로써가 아닌 프로그래밍을 업으로 삼는 사람이라면, 일을 함께 잘해야 한다.
논쟁 거리가 될만한 얘기가 될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존 카맥에 대한 내 생각을 말하자면 그는 뛰어난 프로그래머일 뿐, 같이 일하기 좋은 프로그래머는 아니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재능이 뛰어난 것과, 같이 일하기 좋은 것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또한 존카맥은 천재적인 재능으로 업계 리더로써 인정 받은 것이지, 만약 일반 회사의 직원이었다면 부적응자로 분류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업계에 만연한 오해는 야근과 주말 근무가 좋은 프로그래머의 자질이라는 말에 있다고 생각한다.
일에 미쳤을 때에는 시키지 않아도, 누가 말려도 당연히 대부분의 시간을 일에 할애 한다. 더 좋은 프로그램을 작성하고, 더 완벽한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조금이라도 더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난다. 그래서 좋은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개발자들은 야근을 하고, 주말도 일을 한다. 그러고도 뛰어난 집중력으로 일을 해낼 수 있다.
머릿속에는 일에 대한 생각만 가득한데, 그런 상태에서 여가 시간은 사치일 뿐이다.
하지만 그런 시기가 지나 자신의 삶에 다른 가치들도 찾게 된다. 일에 조금은 지쳤을 수도 있다. 하게 되는 업무가 자신이 원하는 일과 갭이 생겼을 수도 있겠지.
일에 미치지 않은 상태라면 휴식을 하지 않고선 능률을 내기가 매우 힘들다. 당연하지 않은가? 휴식은 집중력을 더 오래, 더 자주 발휘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일에 미쳐있고, 일만 생각해온 워크홀릭에 빠진 사람을 위한 책이 아니다.
오히려 대부분의 ‘보통’ 프로그래머들이 집중력이 떨어진 상태에서도 일을 더 잘해낼 수 있도록 가이드 라인을 제시해줬다.
또한 프로그래밍’만’ 잘하는 프로그래머에서, 프로그래밍’도’ 잘하고, 사람 관계도 잘하고, 인정도 받는 좋은 사람이 되는 법에 대해 알려준다.
자기 계발서는 많았지만, 이토록 디테일한 프로그래머 자기 계발서는 없었다. 좀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카운셀링을 받은 듯한 즐거움으로 책을 읽어냈다.
사랑하지 않으면 떠나라라는 책 제목이 편견을 갖게 하기도 했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이 책이 앞으로 나의 개발자로써의 인생이 큰 보탬이 될 것은 확실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