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k me
on GitHub
July 24, 2023
자유도 높았던 게임 이야기
자유도 높았던 게임은 어떤 어떤게 있을까?
⭐️⭐️⭐️⭐️⭐️
by 엘키
DOS 게임 시절부터 사람들은 다양한 자유도 높은 게임을 떠올려왔고 이에 대해서 간단한 소개를 해보고자 한다.
울티마 7
- 울티마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자유도와 창의성 사이에서의 균형을 잘 잡은 작품이었다.
- 그 중 7은 정점에 있었던 작품이다.
- 게임에 나오는 대부분의 사물로 플레이어가 상상하는 거의 모든 행동을 다 해 볼 수 있다. 양털에서 실을 뽑아 옷감을 만들어 옷을 짓기도 하고, 밀가루를 반죽하여 오븐에 구워 빵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이러한 요소들은 훗날 쥐약을 넣은 빵으로 로드 브리티시를 살해하는 울티마 9편의 플롯으로 계승된다.
- 중요 인물들도 볼 일이 끝나면 죽여도 아무 문제가 없고, 특정 시점을 넘어서면 아마게돈을 써서 대륙의 모든 사람들을 다 죽여도 스토리는 잘 진행된다.
- 또한 특별히 봐야 하는 이벤트도 없기에, 아바타는 7편에서 로드 브리티쉬를 한 번도 알현하지 않고 엔딩까지 진행할 수 있고, 심지어 7편의 대표적인 악당 배틀린과는 이야기 한 번 안 섞고 몰래 검은 문을 파괴할 수도 있다.
- 울티마1) RPG의 시작 울티마1 공략 #CRPG - YouTube
- 81년 작임에도, 자유도 높은 RPG를 훌륭하게 구현했음을 알 수 있다.
루나틱 돈
- 이 게임 시리즈의 최대 특징은 무한한 자유도로, 게임의 스토리가 없다
- 그냥 판타지 세상에서 살면서 돌아다니는 게 유일한 목적이자 플레이 방법이다.
- 물론 엔딩이 존재하긴 하지만 보지 않아도 큰 문제는 없다. 삶과 모험 자체가 목적인 게임으로 일본 RPG 게임들 중에서는 보기 드물게 자유도를 추구하는 게임이다.
- 임의 자유도만으로 치면 울티마 시리즈와 맞먹을 정도로 대단하지만, 그에 반해서 스토리가 없다는 건 플레이어에 따라 결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 단, 울티마와는 그 방향성이 다르다. 울티마 시리즈의 자유도는 플레이어의 행동이 유기적으로 연계되거나 행동의 제약이 적다는 의미이고, 루나틱돈은 게임을 즐기는 모험의 방향성이 다양한 것에 가깝다. 발더스 게이트 시리즈를 위시한 D&D 계열의 CRPG들이나 폴아웃 시리즈 등은 게임 다방면에 걸친 자유성을 크게 높였으며 현재의 엘더스크롤 시리즈 즈음에 이르러 개체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는 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대항해시대3
- 대항해시대 2편이나, 4편은 RPG적인 요소를 띄고 있지만, 이에 반해 대항해시대3는 오픈월드 항해 게임에 근접하다.
- 무제한에 가까운 자유도, 사실성이 대폭 반영된 내용 등의 이유로 이 작품은 대항해시대 시리즈 중 가장 동떨어지고 특이한 작품이 되었다. 이 독특함 때문에 호불호가 가장 극명하게 갈리는 시리즈이기도 하다. 실제로 높은 자유도 때문에 처음 시작하면 정말 뭘 해야 될지도 모를 정도다. 또한 밝은 분위기의 다른 작품들과 달리 이 게임은 사실성을 중시한 만큼 실사 포트레이트를 썼고 색조가 칙칙하며 게임 시스템이나 UI 디자인부터가 불친절하고 삭막하게 생겨서 아무 생각 없이 게임을 잡으면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 전작과는 다르게 이벤트성 요소는 삭제되고 샌드박스게임 처럼 자유도 높은 방식을 지니고 있는데, 이 게임은 아예 확실한 엔딩조차 없다. 일단 온갖 발견물을 찾아내는 걸 메인으로 하고 있고, 1차적 목표로 세계일주, 최종목표격으로 무대륙이 주어지긴 하는데 이걸 전혀 안 해도 상관없다. 초심자용 캐릭터라면 약간의 이벤트가 추가되긴 하는데 이것 역시 거의 무시할 만한 수준. 교역 뺑뺑이만 돌거나, 이슬람 세력권에서 죽치고 해적잡기만 하거나, 인원을 모아서 도시를 정복하며 깽판치고 다녀도 되는 등 대항해시대 시리즈 중에서 자유도가 가장 높다.
발더스 게이트
- 위 언급한 게임들에 비해서 자유도는 훨씬 낮지만, D&D 규칙을 바탕으로 세계와 다양한 상호 작용의 선을 적당히 그은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 예를 들어 NPC를 마음대로 죽일 수 있다거나 물건을 훔칠 수 있는 반면, 성향 (D&D에서 선, 악, 중립 혹은 더 세분화된 분류로 나뉘는 성향)에 따라 다른 상황이 펼쳐지는 것을 말한다.
- 다양한 동료 캐릭터와의 상호 작용과 이벤트는 다양한 게임 플레이 양상이 나오는 결과물로 이어지긴해서, 자유도에선 부족할 지언정 게임 플레이 경험에선 만족감을 가질 수 있는 게임이었다.
- 어찌보면, 온전한 오픈월드이자 자유도 높은 게임을 만들기 어렵다면, 선택할만한 적정선이 발더스게이트 수준 일지도?
폴아웃
- 웨이스트랜드 리메이크 버전이지만, 그 자체로도 이미 올드하면서도 클래식으로 여겨지는 고전 게임이다.
-
포스트 아포칼립스 기반이며, 전투 시스템이 전략적이며 재밌는 것이 특징이지만, 지금 전반적 게임을 소개하는 맥락에서는 자유도이니 만큼 그에 대해 설명하겠다.
### 해결책은 하나가 아니다.
- 대부분 RPG에서의 퀘스트는 단일 해결책을 지향한다.
- 그렇기에 대부분 노가다성, 몇마리 처치해라, 몇개의 재료를 모아와라 같은 방법을 채택하고, 정해진 결과를 달성하는 데에 치중되어 있다.
- 폴아웃은 이와 달리, 다양한 선택지와 그에 따른 결과가 펼쳐진다.
- 애초에 미션자체도 단순히 뭘 해와 같은 일이 아니다.
- 예를 들어, 플레이어가 살던 볼트(vault)에 물을 정화하는 기능을 복구하려면 다른 마을에 있는 중요한 장치를 가져와야 합니다. 그러면 그 마을을 더이상 물을 정화할 수 없게 되고 모두 죽게 될 겁니다. 플레이어가 그 마을을 구해보려고 시도할 수 있지만, 그건 또 다른 문제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 어떤 마을에서는 두 사람이 마을의 지배권을 두고 싸웁니다. 둘 중 누구도 좋은 인간이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결국 어느 놈이 마을을 지배하게 두느냐는 선택의 문제입니다.
### 문제에는 항상 다양한 해법이 있다 (그게 더 재밌다)
- 앞서 든 선택의 예시들을 플레이어가 모두 무시하고 지나칠 수도 있습니다. 문제를 모두 해결하고 다닐 필요도 없고, 문제에는 언제나 다양한 해법이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보이는 건 모두 죽이고 다니고 싶다면 그렇게 할 수도 있게 할 겁니다. 문제 일으키기 싫어서 조용히 다니고 싶다면 그렇게도 할 수 있습니다. 흥정이나 거짓을 통해 말로 해결하고 싶다면 그렇게 할 수도 있습니다.
- 어느 하나의 플레이 스타일도 완벽하지 않습니다. 플레이어는 게임을 진행하며 여러가지를 시도하게 될 겁니다. 무장 캠프에 침투해야 할 경우를 예로 들어보죠. 잠입 기술을 이용해 잠입을 시도할 수도 있고, 말빨을 이용해 통과할 수도 있고, 아니면 전투 기술을 활용해 경비를 쏴죽일 수도 있습니다.
### 플레이어의 행동이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세계는 플레이어에게 반응한다)
- 게임은 플레이어가 어떻게 행동했는지에 따라 반응합니다. 플레이어가 술집에서 사람을 쐈을 경우 다른 손님도 그걸 인지합니다. 플레이어가 강해보이면 못 본 척 하고 자리를 뜨고, 플레이어가 만만해보인다면 시비를 걸어옵니다. 플레이어가 명성을 얻게 되면 NPC들도 그걸 인지하고 길을 비켜주거나 보자마자 총을 쏘는 등 반응을 보입니다. 우리가 하고 싶은 건 플레이어가 게임 속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여’하는 것입니다.
마이트 앤 매직
또다른 지식의 성전
https://www.youtube.com/watch?v=1uyGVtaOoZQ&list=PLi_s3ju2c37x5PEm1Jh_i2QQf08KVaoLB
- 울티마 및 웨이스트랜드의 영향을 받아 제작했다고 한다. 아마추어 게임임에도 높은 완성도로 PC통신 시절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2부인 다크 메이지 실리안 카미너스와 3부인 비전 속으로가 공개되어 총 3부작으로 완결되었다.
- 그래픽 자체는 당시로서도 떨어지고 전투도 텍스트로 표현되지만 국산 게임에서 찾아보기 힘든 자유도 높은 전개, 스토리만 진행할 경우 알 수 없는 숨겨진 요소, 깊이있는 스토리 등은 공개 게임임을 믿기 힘들 정도.
- 울티마와 바즈 테일에 큰 영향을 받았고, 비슷한 형상을 띈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지만 그럼에도 1993년 작임을 감안하면 매우 훌륭하고, 당시 공개 게임 중에 큰 인기를 끈 게임이다.
신검의 전설2 라이어
https://www.youtube.com/watch?v=vPTZ3zDo3P4&list=PL9YU8JSu2dC7FUtRPX3dbwdCZjvKu_7jM
- 남인환씨가 만든 울티마 7에 큰 영향을 받은 RPG다.
- 일본식 RPG 게임이 스토리 진행을 할 때 옆길로 새지 못하게 철저하게 막는 걸 생각하면, 본작은 그런 게 없어서 언뜻 보면 게임의 자유도가 높은 것처럼 보이지만 문제는 디테일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 메인 스토리가 여러 갈래로 파생되는 게 아니라 하나로 딱 고정되어 있는 외길 진행이고. 후술할 멀티 엔딩 시스템이 단순히 게임 클리어 직전의 선택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엔딩에 이르는 과정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 제한된 범위 내에서 ‘무엇이든 해도 된다.’ 이게 아니라, ‘꼭 안 하고 그냥 지나가도 된다.’ 이런 개념의 자유도인 거다.
- 거기다 게임 내 등장하는 NPC 중 일반 시민들하고는 전혀 대화를 할 수 없고. 상점 주인과 메인 스토리, 서브 퀘스트와 관련된 인물들하고만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자유도가 더욱 낮게 느껴진다.
- 일반 시민들의 존재가 그냥 낮이 되면 건물 밖으로 튀어 나와 마을 안을 어슬렁거리는 유동 NPC로 머릿수만 채우고 있을 뿐이다.
- 그럼에도 이 정도의 볼륨의 게임을 만들어낸 것은 꽤 훌륭한 시도였다는 생각이 드는 게임이다.
포가튼 사가
- 패키지 게임 시절 양대 산맥이던 회사중 하나인 손노리의 RPG다
- 애초에 자유도 높은 RPG라고 홍보했고, 큰 기대를 했으나 현실은 서브 퀘스트가 많고, 서브 퀘스트에 순서가 없는 수준의 RPG였다.
- 물론 이정도도 울티마나 그 영향도의 게임들에 비하면 미약할 뿐, 당시 기준으로는 자유도처럼 느껴질 수 있었음도 인정한다.
넷핵
- 로그라이크의 한축을 담당한 Hack의 네트워크 버전
- 요새는 휘발성 특성만 있으면 로그라이크라는 키워드를 홍보용으로 쓸 때가 많아서 아쉽다.
- 로그라이크의 특징
- 랜덤 요소
- 영구적 죽음
- 성장 억제
- 턴제
- 식별 요소
- 자원 관리
- 넷핵의 특징
- 원조 로그의 분위기에 근접한 게임으로, 자유도가 상당히 높고, 세세한 부분까지 구현되어 있다. 캐릭터나 몬스터, 아이템에 이름을 붙이고 놀거나 시체를 땅에 묻거나 땅에 특별한 글씨를 써서 주문을 발동시킬 수 있으며, 말이나 드래곤도 타고 다닐 수 있는 등 롤 플레잉에 충실하다.
- 그야말로 글자 그대로 Rogue 다운 게임 중 하나. 의외의 상황이 많이 일어나 다양한 상황을 헤쳐나가는 재미를 얻을 수 있고 난이도 또한 로그라이크 게임으로서는 크게 어렵지 않다.
- 여러 종족, 여러 직업과 가치관 설정이 있으나, 후반으로 갈수록 직업의 특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 어찌보면, 로그라이크 게임들의 운적인 요소에 대한 통제, 돌발 상황과 같은 경험에 인공지능이 큰 영향을 줄 수 있지 않을까?
- 넷핵이 표방하는 자유도는 로그라이크의 특성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있기 때문이다.
- 또한 다양한 상황은 인공지능이 잘 도와줄 수 있지 않을까?
결론
- 컴퓨팅 파워가 한참 모자르던 시기에도 많은 상상력으로, 자유도를 구현했다.
- 자유도와, 상호작용에 인공지능은 도움을 줄 수 있다.
-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이 활용된다면 더 자유도 높고 참신한 게임이 많이 나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