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ky Review Log

게임, IT 기기, 피규어 등 다양한 제품을 리뷰하는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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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


리니지

몇몇 머드 게임과 크로노스 전기를 플레이했었지만, 머그게임은 많이 하지 않았고,

다크 세이버, 일렌시아, 바람의 나라를 잠깐 했을 뿐, 내가 실질적으로 길게한 MMORPG는 리니지가 처음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 이전에 즐겼던  MMORPG와 뭐가 그렇게 달랐길래 끌렸던걸까?

그 시절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내가 처음 리니지를 접한 것은 98년 겨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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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그 시절 마을 사진.

초창기에는 배경 그라데이션도 어설프지만, 그래도 전체적인 느낌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렇게 접속 할 당시만해도 말섬밖엔 없었고, 그 말섬에 사람이 바글바글했다.

북섬이라고 해서 몬스터가 젠되는 지역이 모두 몰려 한 몬스터를 같이 잡고, 나온 아이템은 먹는 사람이 임자였던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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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시간이 좀 흐르고 나서 모든 유저를 감당하기 어려웠던 리니지는 서버를 증설하게 된다.

증설된 서버의 이름은 리니지 주인공 이름을 딴, 데포라쥬 서버 (일명 구섭), 켄 라우헬 서버.

이후 리니지 원작에 출연한 인물들의 이름으로 서버 명을 짓는 전통이 시작된다.

서버명 공모에 입상한 포르쉐는 포르쉐의 검을 지급 받게 된다.

나는 구섭 -> 켄 라우헬 서버 -> 질리언 서버 -> 이실로테 서버를 거치다…

결국 켄 라우헬 서버에 정착하게 된다.

어째서 두번째 서버에 정착했는지는 너무 옛날 일이라…기억이 가물 가물 -_-;

여하튼 켄라우헬 서버에 정착한 나는 남요정 캐릭으로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당시에는 요정을 포함한 모든 캐릭터의 시작 지점이 말하는 섬이었는데, 배표를 구입해서 배를 타거나, 말섬 2층 던젼을 지나 해저터널을 통해 본토 던젼까지 가서 죽으면 리스타트 시 본토에 갈 수 있었다.

당시의 본토는 사실상 글루디오 영지를 의미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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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말섬 2층 던젼을 통해 본토를 갔었는데, 당시 ‘일도’라는 닉네임을 가지신 분이 본토에서 멍때리는 나를 카오틱 신전에서 렙업하는 법에 대해 알려주시면서 좀 더 수월하게 적응 할 수 있었다.

카오틱 신전 근처는 북쪽의 버그베어밭, 남쪽의 해골밭이 있었다.

나는 요정족 활을 들고 해골밭에서 주로 렙업했고, 두어달에 걸쳐 24렙까지 달성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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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와는 다른 당시의 주문서 이름.

리니지는 초반의 분위기 있던 시스템들이 여러가지 이유로 변했는데,

그 중에서 제일 아쉬운 것이 바로 주문서 이름.

데이얀 푸엘스, 젤고 머, 벨록스 넵, 벤자르 보르가브, 베르 예드 호레, 프라탸바야, 케르노드 웰 등…

얼마나 좋은가??

게다가 물약도 초록 물약, 빨간 물약, 주홍 물약등의 이름이 바뀌면서 좀 더 명확해지긴 했으나, 개인적으론 좀 아쉽다.

모든 게 명확해져 실수의 여지를 줄이는 것만이 게임의 재미 요소인가?

초록 물약 -> 초록이 -> 촐기라 불리우는 초록 물약이 당시 말섬 북섬에서 얻을 수 있는 비싼 템에 속했는데,

초록 물약이 촐기인줄 모르고 실수로 먹고 아깝다고 마을에서 발에 불난 듯 뛰어다닌 추억은, 속도 향상 물약이란 이름이었다면 없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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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캐릭터 선택창의 모습이다.

현재와는 다르게 스탯은 주사위를 돌려 원하는 스탯이 나올때 까지 시도하는 방식이었는데,

대부분의 경우 스탯의 의미나 원하는 스탯을 고르기 어려워 대강 비슷한 스탯을 고르고 캐릭터를 만들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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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깔끔해진 캐릭터 선택화면.

근데 난 왜 그때가 더 좋아보이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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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가 말섬이 시작 지점 이상의 의미를 가진 것은, 분명 바포메트 방이 말섬 던젼 2층에 있었기 때문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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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엔 좀 달랐다고 들었는데 내가 했던 시기엔 바포메트 방에서 텔레포트도 불가능했고, 바포메트가 젠이 되면 2층 입구로 모두 이동하게 되고, 최대한 빨리 길을 찾아 바포메트 방에 도달한 후 바포메트를 잡아야 되는 구조였다.

그래서 말섬에 호칭렙 (일명 호렙. 40렙 이상을 의미한다.)인 유저도 종종 말섬에서 볼 수 있었으며,

그 들이 심심풀이 피케이를 하기도 했지만, 초보 유저를 돕는 역할을 종종하기도 했다.

그들을 보며 목표의식을 갖는 유저들도 꽤나 많았고, 의도한 것인진 알 수 없으나 고렙 유저들이 말섬에 들려야 할 이유를 만들어주는 적절한 시스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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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기사 대장 커츠도 말섬에서 볼 수 있는 특별한 보스 몬스터였다.

정확한 젠 주기를 알 수는 없었지만, 선착장에 등장하는 커츠와 흑기사단은 말섬이 안전하기만한 장소가 아님을 증명하는 수단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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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니뭐니해도 리니지의 상징은 데스나이트라고 생각한다.

본던 5~7층에 출몰했던 데스나이트는 “투명망토”를 드랍하기 때문에,

켄트 성을 점령한 유저들 사이에서는 5~7층을 통제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곤했다. (오웬 서버의 바포메트 클럽, 데포라쥬 서버의 DK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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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템을 떨구던 시절의 비애…랄까?

카오틱 수치가 높으면 높을 수록 아이템을 떨굴 확률이 높아지는데,

그래서 피케이가 더 성행했었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디가 빨간색이면 죽여도 카오틱 수치가 증가하지 않았는데 (오히려 감소),  그렇다보니 빨간색 아이디만 보면 합법적인 응징 수단으로 뒤치기하는 일이 비일 비재했다.

사실 악질적 피케이가 아니고선, 먹자 등의 비매너 유저에 대한 응징의 수단으로 피케이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러고 나면 카오틱 수치가 높아져 많은 유저의 공격 대상이 되어야 했다. 그리고 경비병에게 발각시 죽게되는데, 그렇게 마을에서 고급 아이템을 떨구게 되는 경우도 숯하게 볼 수 있었다.

물론 나도 당시 비싼 아이템을 떨궜었고… 투명망토…ㅠ_ㅠ

또한 아이템 획득을 위한 법피, 장피, 투피 등등… 묻지마 피케이도 수두룩 하게 벌어졌는데,

겪게 되면 경험치도 떨어지다보니, 격한 분노에 휩쌓이곤 했지만…

그래도 그 당시 리니지가 더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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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창기 켄섭에서 즐기던 나는 오웬서버가 생기자마자 오웬서버로 이전하게 되었고,

오웬 서버에서 1년여간 채렙 유저로 라이트하게 즐기던 내가,

서먼 법사로 흥하게 되면서 공성전도 하게 된다.

사실 성혈에 가입하고 싶다거나, 반대 라인에 가입하고 싶다는 생각은 별로 없었는데,

싸움에 잘못 휘말려 전투를 몇번하다보니 싫어도 반대 라인에 가입하게 되더라.

그리고 오웬 서버 2001년 당시 바포메트 클럽 vs 카오스 vs 개국(개국 신화, 라인, 신화) 구도에서 개국쪽 라인에서 오크성/하이네 공성 승리를 했으나…

배신으로 인한 3일 천하에 허탈해하며 성혈을 탈퇴하며 리니지를 접게 된다. (이에 대한 사연은 길지만…뭐 개인사이므로 여기까지만~)

그 당시 공성전이 어떤 것이며, 어떤 준비 과정, 어떠한 전술적 지시가 이루어지는 지 알수 있었고,

상시 필드전도 겪고, 밤샘 필드전도 겪으며 왜 리니지의 핵심 재미로 공성전을 꼽는지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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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스탭롤이 프로그램 종료전에 나왔는데…

하도 자주 보다보니 몇명은 외우게 됐다.

개인적으로 뵌적은 없는 분들이지만… 송재경씨가 만드신 아케 에이지를 개인적으로 응원하고 있다.

아직은 여러가지 의견이 많지만 리니지만큼 재밌는 게임으로 발전시켜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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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당시에는 던젼 층마다 입구에 모여서 수다 떨고,

피타임을 가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몬스터도 넘쳐나고, 사냥터도 너무 많다보니 서로 얽힐 부분이 별로 없는 것 같다.

특히 아지트가 생기면서 그런 점도 있는거 같은데… 모일 장소인 아지트가 생기다보니 본던 2층 패밀리, 본던 4층 모임 이런게 없어졌다랄까?

애초에 MMORPG의 재미는 서로 부대끼며 느끼는 재미가 크다고 생각하는데 지금의 리니지는 그렇지 못해서 많이 아쉽다.

리니지1도 이미 성장에 초점을 맞춘 게임으로 변했고… 비록 많이 변해 그 당시의 느낌은 흐릿해졌지만… 개인적으로 앞으로 나오는 MMORPG가 리니지1 초창기의 느낌을 살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TRPG를 한국식으로 잘 풀어낸 리니지의 시도는 난 아주 좋았다고 평가한다.

블소, 아이온은 물론이고 리니지2도 리니지1의 그 느낌과는 거리가 멀었다.

앞으로 NC의 어떤 작품이 리니지1의 그 느낌을 되살릴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탈도 많고 말도 많던 리니지1의 초창기 그 재미를 다시 살릴 수 있는, 아니 더 발전 시킨 게임이 언젠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믿어본다.

평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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